나는 대학에서 미디어 콘텐츠를 전공했고 수학과 거리가 먼 수포자였다.
어렸을 때 같이 대여점에 다니던 친구랑 친해지기 위해 웹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게 내 20대의 진로를 스토리텔러로 못박는 계기가 되었다. (세월이 흐르면서 그 친구와는 자연스레 소원해졌다.)
그래서 소싯적에 웹 소설을 쓰던 내가 웹 개발을 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.
개발을 시작하기 전, 나는 작가는커녕 전공을 살리지 못한 채로 방황하고 있었다. 그러던 내 선택지에 개발자란 카테고리를 추가하게 된 계기는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본 부트캠프 광고였다.
물론 ‘네카라쿠배’, ‘초봉 5천’ 따위의 자극적인 문구를 보고 개발을 시작한 건 아니다.
다만 코로나 이후 시작된 개발자 붐으로 인해 나 같은 사람에게도 일자리가 주어질 거라 믿었기 때문에, 다니던 파트타임 일을 그만두고 늦은 나이에 부트캠프를 등록했다. 그만큼 간절했다.
그 후 1년, 여전히 나는 취업하지 못했다.
그래도 무작정 무모하게 시작했던 그때와 달리, 지금은 나한테 어떤 점이 부족한지 잘 안다.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그때보다 전략적으로 공부했을 거란 아쉬움이 이 글을 작성하는 동기가 되었다.
나랑 비슷한 상황에 놓인, 다른 일을 하다가 갑자기 개발에 관심이 생긴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. (아쉬운 마음에 그만 서론이 길어졌다. 양해 바란다.)

출처: 유튜브 ‘전자오랏맨’